The Struggle to Carve a Path for the Body(2023)
Chang-kon Lim
When I gaze at the grain of a wooden panel, I can faintly discern a part of a body moving within it. Following the shapes that flicker before my eyes, I drill dozens of holes and strike the vertices with a hammer, revealing the form little by little. I then apply paint to leave traces of my movement, adding flesh and muscle to the emerging figure. The body I envisioned, now more tangible, grows fuller through the labor of my hands and the movement of my body.
I imagine the passage of time as I continuously transform this being I’ve created. The process of breaking, blending, and combining feels like a conversation with this entity, making me acutely aware of my body and the space I inhabit. As these forms grow larger, I too begin to feel like something immense. This sensation allows me to see my body as a vast cavern. I imagine a passage within, and I venture inside.
The body’s passageway, beginning at the mouth and ending at the anus, is smooth to the touch, even though it is in contact with the world. This smoothness resembles the stickiness and flow of oil paint, which eventually congeals and settles into a specific form. As I explore the smooth spaces within the body, I seek out the countless movements of “wrinkles within the body,” which flow and pool yet ultimately shrink, much like the “wrinkles of paint.” Following the paths created by brushstrokes, I carefully and diligently excavate these wrinkles as if restoring an ancient relic, fully aware that they might vanish before my eyes.
As I trace the sensations within the body and uncover these wrinkles, images of sticky blood, viscous fluids, stalactites in a cave, volcanic magma, twisted organs, and ancient tree roots come to mind. These images blend with the paint, forming the materiality of the wrinkles. While I cannot pinpoint exactly what they are, they continuously evoke something writhing and alive. These wrinkles, grotesque yet beautiful, unsettling yet captivating, oscillate between ambivalent qualities, evoking a state of transformation.
I bring the small worlds I discover while exploring the dark passages within my body into the world I live in. The inexplicable bodily sensations materialize as the raised surface of shriveled paint, the impression of colors emitting a yellowish glow, the rough-cut contours, and the palpable thickness of the support structure—all solid and voluminous. Moreover, I imagine these wrinkles expanding, sprawling out like a giant map, becoming a space in themselves. Through this process, I attempt to give tactile and spatial form to the living elements within my body, seeking the sensory reality of what cannot be seen.
몸의 길을 내는 몸부림(2023)
임창곤
나무 패널의 결을 보고 있으면, 그 안에서 희미하게 움직이는 신체의 일부가 보인다. 눈 속에서 아른거리는 형상을 따라 수십 개의 구멍을 뚫고, 꼭짓점을 따라 망치로 힘껏 내리치면 그 형체는 조금씩 자신을 드러낸다. 그 위에 물감으로 나의 움직임과 흔적을 남기며 살과 근육을 붙인다. 눈으로 바라보고 상상했던 신체는 내 손과 몸을 통해 점점 그 형체가 두툼해진다. 내가 만들어 낸 존재와 계속해서 함께 변화하는 시간을 상상한다. 부수고, 뒤섞고, 결합하며 일어나는 움직임은 이 존재와 대화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동시에 내 몸과 내가 있는 공간을 실감하게 만든다. 그리고 점점 더 거대해지는 이들은 나 자신 또한 거대한 어떤 것으로 느끼게 한다. 이러한 감각은 몸속을 마치 거대한 동굴처럼 바라보게 만든다. 나는 몸속의 통로를 상상하며, 그 안으로 들어간다.
입으로 시작하여 항문으로 이어지는 몸의 통로는 결국 세상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그 내부는 매끌거린다. 이 매끌거림은 끈적거리고 흐르는 동시에 결국 쪼그라들고, 특정한 형태로 안착되는 페인팅 오일과 닮아있다. 매끌거리는 몸의 공간을 탐험하며, 무수히 많은 움직임이 일어나는 ‘몸속의 주름’과 흐르고 고이는 동시에 결국 쪼그라드는 ‘물감의 주름’을 함께 찾아나간다. 붓질이 만들어낸 물감의 길을 따라가며, 눈앞에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이 주름들을 고대 유물을 복원하듯 섬세하고 성실하게 발굴한다.
몸속의 감각들을 추적하며 주름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찐득한 피와 진액, 동굴 속 종유석, 마그마를 분출하는 화산, 꼬여있는 장기, 오래된 나무의 뿌리가 떠오른다. 머릿속에 떠오른 형상들은 물감과 함께 뒤섞이며 주름의 물성을 만들어낸다. 정확하게 무엇이라 지칭할 수는 없지만,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어떤 것을 계속해서 연상하게 만든다. 징그럽지만 아름다운, 그로테스크하지만 매력적인 주름들은 양가적인 성질을 오가며 무언가로 변화할 것 같은 상태를 자아낸다.
몸속의 어두운 통로를 탐험하며 찾아낸 작은 세계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으로 끄집어낸다. 왜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던 몸의 감각은 쪼그라든 핏줄처럼 돌출된 물감의 표면, 노란빛을 내뿜고 있는 것 같은 색채의 인상, 거칠게 깎은 외곽의 형태, 실재감이 느껴지는 지지체의 두께를 통해 단단하고 볼륨감을 가진 물리적 실체가 된다. 나아가, 거대한 지도를 그려나가듯 주름들이 더 광활하게 뻗어나가며 그 자체로 공간이 되는 것을 상상한다. 이처럼 몸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들을 촉각화하고 공간화하며, 눈으로 볼 수 없는 몸의 감각적 실체를 찾고자 한다.